제목
알파벳과 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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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구조를 살피며 잠깐 다른문자들을 들여다보자. 한글을 제외하고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고 많이 사용되는 글자는 알파벳(로마자)과 한자다. 이 둘은 동.서를 대표하는 문자의 두 축으로 현재 지구상에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문자이다. 인류 최초의 문자인 한자와 기원전부터 사용되어왔던 알파벳은 그 역사면에서 한글을 압도한다. 알파벳과 한자는 오랜역사와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탓에 자연스레 글자(활자,폰트)의 가짓수가 많고, 조형적 완성도 또한 높다. 하지만 두 문자의 형태는 완전히 다르다. 겉으로 드러나는 문자의 쉐입뿐만 아니라 구성체계와 접근자체가 완전히 다른방식을 취하고 있다. 문자란 하나의 기호이며 동시에 생산물이다. 어떤이가 무언가를 상상하며 만들어낸 생산물. 그렇기에 특정 생산자가 가지는 사고방식과 철학, 세계관등은 곧바로 생산물을 만드는데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것은 접근과 개념으로 시작되며, 최종적으로 외형-형태-조형등을 통해 드러난다. 즉, 형태는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접근과 개념의 실루엣이다. 알파벳=조형물 한자=구조물 개인적으로 알파벳은 조형물로, 한자는 구조물로 분류하고 싶다. 한글 또한 구조물이다. 이는 정방형의 글자인가 아닌가라는 표면적인 특징 이전에 문자를 구축해가는 접근자체가 서로 다르다는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접근은 곧바로 외형에 영향을 미친다. 분류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조형물 : 하나의 물질(재료)로 구성된 온전한 독립체. 구조물 : 하나 이상의 물질(재료)이 서로 어우러지고(결합하여) 쌓여진 집합체. 먼저 알파벳을 살펴보자. 알파벳은 조형물이라 규정하였다. 조형물은 자체로 온전한 독립된 글자. 즉, A, S, n같은 낱글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최소단위인 동시에 하나의 성질을 지닌 완전한 독립체다. 좌.우의 어떤 글자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각각은 오로지 땅(Baseline)에 의해 지탱되어진다. 그리고 수평의 땅(Baseline)을 기준으로 좌-우로 나열하는 방식으로 활용토록 만들어졌다. 예를들면 넓은 공원에 있는 설치미술품 조각, 조형물을 상상하면 이해가 쉬울듯하다.